고등어 1학년 겨울 방학때 막노동으로 학비+용돈을 벌어볼 요량으로 새벽에 인력시장을 자주 다녔다.
추운날 겨울 새벽 인력시장은 일거리가 많지 않아 경쟁이 치열했고 어리고 기술이 부족한 나는 경쟁에 많이 밀려 좀 늦은 아침에 겨우 일거리를 찾아 어느 허름한 집을 수리하는 곳에서 일 할 때였다.
그날은 그리 추은 날은 아니어서 한낮의 햇볕에 언땅이 녹을 정도였다.
8시쯤 일할곳에 도착한 나와 아저씨들은 10명 남짓한 인원이었고, 옷을 갈아 입자마자 쉴틈없이 작업반장님의 지시대로 집을 수리했다.
아침나절에는 1층에 바닥을 걷어내는 작업을 했고, 오후에 2층 벽을 터서 방을 넓히는 일을 하는 도중이었다.
집은 좀 넓었고 2층에 작은 방들이 많아서 벽을 하나씩 허물어 방을 넓히는 작업을 하는중, 두번째 벽을 터는 작업을 하려는데 벽이 너무 두터웠다. 위층에서 내려오는 힘을 받는 벽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좀 두터웠다. 망설이던 우리는결국 작업 반장의 지시대로 그벽을 허무는데, 정말 진땀을 빼면서 겨우 겨우 작업을 마쳤다.
이제 남은건 바닥을 걷어내고 보일러 배관을 위한 작업을 하려 하는데, 두터운 벽이 있던 바닥에서 시체가 나왔다.
썪지도 않고 미라도 아닌 사람의 시체가 비닐에 쌓인체 오래된 건물의 두터운 벽 바닥 아래에서 나온것이다.
우린 바닥에 침을 세번 뱉고는 언능 집주인을 불렀고 집주인 내외는 실종된 딸을 이제야 찾았다면서 울었다.
그날 우린 보너스까지 많은 돈을 받았고, 그후로 들은 이야기로는 집을 짓던당시 딸이 실종을 했고 사방 팔방으로 찾아다니며 경찰에도 연락을 했는데, 결국 경찰은 딸이 가출한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는것이다. 집주인 내외는 아주 용하다는 무당집에도 찾아가고 점집에도 찾아가서 물었지만, 모두 집에 딸이 있는데 어디서 찾느냐는 말만 들었다고 한다.
결국 30여년전 실종된 딸을 찾았고, 딸의 시체에서 범인의 단서를 찾아 당시 집을 짓던 공사 감독이 딸을 강간 살해한것이었으나 공소시효가 끝나 더이상 죄를 묻지 못했다 한다.
사건이 있은후 공사 감독과 그의 집은 옷갖 사고로 쑥대밭이 되었고 30여년이 지나 결국 살인자라는 낙인까지 찍혀 완전 풍비박산이 되었다고 한다.
한동안 복정동 인력소개소에는 시체조차 썩지 못할정도로 한맺힌 여인의 원혼이 원수를 갚은거라는 소문만 자자했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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